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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획을 하면서 느낀 교훈.

디스 프로그래머 2020. 1. 16. 01:43

첫 기획을 하면서 느낀 교훈.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기획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뼈저리게 느낀 부분들이 많아 또 언제 기획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느꼈던 점들을 잊지 않기 위해, 혹은 나중에 다시 꺼내보기 위해 적어둔다. 하지만 본업이 개발자인 사람이 쓴 것이므로 정석이나 최선의 방법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1. 반복되는 부분을 확실하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스포츠 플랫폼에 공지사항이나 이벤트, 일반 커뮤니티 글로 정의할 수 있는 "포스트"라는 형태의 글에 "댓글"이라는 시스템이 들어가는데 이 "댓글"이 스포츠 관련 평가에도 똑같은 폼, 똑같은 기능으로 들어간다면 굳이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
     반복되는 부분을 명쾌하고 명백하게 밝혀준다면 같은 기능을 두세번 작성하는 귀찮은 짓을 피할 수 있을 뿐더러 해당 기획서를 보고 실제로 작동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해당 기능을 명세하고 설계하고 확정하는 데에 훨씬 수월할 것이다.

  2. 최대한 섬세하고 깐깐하고 디테일하게 하는 게 결국엔 일을 덜하는 방법이다.
    내가 가장 뼈저리게 느낀 부분인데 아 이건 개발하면서 해야지, 아 이건 나중에 디자이너님에게 여쭤봐야지, 아이건 기능명세가 확실하게 된 다음에 해야지 하고 넘겼던 부분들이 결국엔 스노우볼이 되어 굴러온다.
     귀찮아서, 혹은 너무 많아보여서, 혹은 편집증환자처럼 보여서 두루뭉술 러프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나중에 더 귀찮아지고, 더 많아져서 돌아온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건 이런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면 "번복"이라는 걸 하게 되는데 이것은 기획을 하는 사람 자체에게 불신이 생기는 계기가 된다.
     애초에 디테일하게 기획을 하기 위해선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논리의 오류도 적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디테일하고 깐깐해야 기획서를 보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문부호가 생기지 않는다. 일이 적어보이게, 혹은 쉬워보이게 숨기지 마라. 어쩌면 배려에서 나오는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작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에 대한 불신이 쌓이는 계기가 된다.

  3. 내 머릿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일 거라 착각하지 마라.
    기획을 하다보면 꼭 살아있는 것마냥 완성품이 머릿속에서 작동되고는 하는데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라도 글씨로 풀어보려 하면 어려운 것처럼 어쩌면 머릿속의 그 제품도 실제 세상에 내놓아보면 형편없는 물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지레짐작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간과한, 그러니까 자기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전제로 하여 수많은 부분을 생략한 채 기획에 적어낸다면 보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머릿속에서 보고 있는 그림을 절대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그 그림을 작업자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기획인 것이고 머릿속에서 어쩌면 뒤죽박죽일 수도 있는 그 제품을 작업자가 잘 이해할 수 있게 풀어주는 것이 기획역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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