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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첫 화상면접 후기

디스 프로그래머 2020. 5. 1. 23:12

생에 첫 화상면접 후기

구직 중 굉장히 좋아보이는 기업을 발견해서 지원을 했고 서류통과를 했고 그제 저녁에 화상면접을 봤다. 일단 본사가 미국에 있는 회사이고 우대사항에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으면 좋다고 하니 아 이곳엘 가면 커리어와 함께 영어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내가 하고 싶어하는 로봇을 다루는 회사고 또 django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도 했고... 그래서 음 가면 내 모든 고민들이 해결될 뿐더러 이 회사에도 공헌을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면접을 조졌다. 
 화상면접은 이제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고 다음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복기하는 의미로 기록을 남겨두려 한다.

 

일단 나는 올해 초에 퇴사하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면서 재정적인 타격을 꽤나 심하게 입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알바중이다. 그래서 이번 면접도 알바 끝나고 주변 카페에서 보게 됐는데 면접시간이 다가오자 당초 계획했던 카페 말고 집중할 수 있게 스터디 카페를 가라는 친구의 추천에 주변 스터디 카페로 급하게 갔었다. 하지만 모든 회의실이 풀예약이었고 다시 급하게 원래 카페로 되돌아갔다.
 여기서 얻은 교훈. 갑자기 계획을 바꾸면 일이 꼬인다. 연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왜 잊었을까. 뭐 아무튼 시간적 여유는 어느정도 있었으니 자리에 앉아 면접을 준비했다.

 

면접은 총 1시간동안 진행됐는데 30분은 인터뷰, 30분은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터뷰와 알고리즘 문제 둘 다 조졌다.
 인터뷰는 자기소개에서부터 회사소개. 전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 내가 써왔던 언어들의 차이점과 장단점. 내가 써왔던 프레임워크를 쓰면서 느꼈던 점. 작업했던 프로젝트는 어떻게 배포했는지. 전 회사에서 깃허브를 통한 협업 및 코드리뷰는 어떤식으로 이뤄졌는지. docker를 썼을 때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등등 평소에 생각해봤거나 실제로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면 대답하지 못했을 것들이었다. 아마 실무적인 면을 평가하기 위해서 한 질문들이 아니었을까 싶으면서도 음 자신이 했던 일에 얼마나 생각을 깊게 하고 있었나 가늠해보는 질문들이었던 것 같다. 사실 평소에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질문들이 있기도 했다.
 예를 들면 각기 다른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썼을 때 장단점이 뭐가 있었냐는 질문인데 나는 그냥 모든 프레임워크나 언어는 우위가 없고 잘 쓰이는 분야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예전 블로그에도 여러번 썼다) 장단점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급하게 생각해서 말하느라 쪼꼼 힘들었고, docker를 썼을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서는 평소 생각도 많이 하고 피해도 봤었고 글도 썼었던, 데이터베이스를 docker 이미지 내부에 위치하게 되면 안좋은 점에 대해서 말했다. 물론 대답은 했는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았던 듯 싶다.
 인터뷰에서 느꼈던 점은 이거다. 아무리 다양한 회사라고 해도 질문의 교집합이 있기 마련인데(예:자기소개, 회사에 지원한 이유 등) 이거에 대해선 대답을 준비해놓는 게 좋다. 나는 아주 형편없이 대답한 것 같아 후회가 많이 남는다. 그리고 차집합적인 질문, 그러니까 각 회사마다 다르게 하는 질문은 자신이 제출한 이력서에서 기인한다. 그러니 자신이 제출한 기술스택과 프로젝트, 소개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숙지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본인도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나의 경우가 그러하였고, 프로젝트 기술서에 써있는데 기억을 못한다면 면접관이 어떻게 생각할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난 인터뷰에 있어서도 각 종류의 질문들마다 대답을 명쾌하게 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알고리즘도 못풀었다.

 

알고리즘 테스트는 codeinterview.io라는 사이트에서 특정 주소를 제공받아 정해졌는데 브라우저상에 떠있는 IDE를 면접관님과 내가 동시에 보면서 수정할 수 있는 시스템(goorm.io같이)이었고 그곳에 주석으로 면접관님이 문제를 써주시면서 말로 설명을 해주셨다. 나는 30분동안 얼추 처음 제공된 케이스에 대한 답을 도출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다른 케이스에 대한 답은 만족시키지 못했다. 내 생각이 너무나도 짧았다는 걸 느꼈다.
 구글에 검색해봤을 때 있는 문제였으면 집에와서 다시 풀어보고 스스로 피드백삼아 블로그에 올리려 했지만 검색이 안되는 걸로 봐선 이번 코딩 인터뷰를 위해 만든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따로 무슨 문제였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내 예상보다는 쉬운 문제였고, 그걸 풀지 못한 내가 통탄스럽고 원망스럽고 한심스러웠다.
 이건 근데 교훈과 피드백이랄 것도 없다. 익숙해지는 수밖에. 사실 내가 알고리즘 푸는 걸 누군가가 빤히 지켜보고 있다는 게 이렇게 긴장되는 건줄 몰랐다. 화면 밑에서는 손이 벌벌 떨리고 있었지만 화면이 상반신만 비추고 있어서 다행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집중은 잘 됐는지 당시에는 카페 음악도 안들리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온전히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결과는 처참했지만.

 

그러므로 이번 첫 화상면접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정리하자면!

  1. 보편적인 질문과 대답은 미리 준비해놓자.
  2. 자신이 냈던 이력서를 다시 한 번 검토해서 최근에 쓰지 않았던 기술스택, 오래된 프로젝트를 했을 때를 기억하며 복기하자.
  3. 알고리즘 문제풀이 실력은 꾸준함밖에 없다.
  4. 화상면접 또한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다.

 

이 회사에 정말 채용되고 싶었지만 마지막에 면접관님이 하신 말씀이 의미심장했는데

"혹시 다음 인터뷰 결정여부 통보에 대한 데드라인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걸로 봐선 아마 내 위에 수두룩한 후보자들이 있고 그분들이 컷컷컷컷되면 나에게 기회가 돌아오게 되는 상황인듯 싶다. 일단 지금 당장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데다가 채용과정 진행 중인 다른 기업들보다 이 기업의 우선순위가 가장 높으니 데드라인은 없다고 말씀드렸다. 많은 기적과 우연이 겹쳐 나에게도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올해 너무 안좋은 일만 있었으니까 슬슬 좋은 일이 생길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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